시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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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22.
농담 - 덜 외로운 사람이다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농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종은 더 아파야 한다. 하늘에 아름다운 구름과 마주했을 때같이 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대는덜 외로운 사람이다 이국적인 곳에서나아주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떠오르는 사람이 없다면그 사람은 내면이 튼실하거나아니면 진짜로 외로운 거다 인생은 같은 방향을 보고 같이 흔들리는 것서로의 민망한 고백도 편하게 늘어놓을 수 있는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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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20.
인생의 아이러니 - 내려놓아야 품게 된다는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인생의 아이러니 인생의 끈을 잡고 있던 손을 어느 순간 놓아버렸다 나 한 사람의 행불행( 幸不幸 ) 따윈 상관없다는 마음이었다 그만하면 됐다 싶은 생각도 컸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인생이 전보다 조금 부드러워졌다 멈춰야 보이고 내려놓아야 품게 된다는 말이 진리임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일상의 끈을 붙들고 있는 스마트 폰을 잠시 놓아버렸다 세상의 핫이슈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이 그랬더니 희한하게도 내 삶에 내가 등장하였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고요한 시간은 인생이 전보다 조금 넓어지게 하였다 일상의 침묵은 균형과 편안한 느낌을 나에게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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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19.
연애 - 나의 사랑은 가짜였다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연애 날마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당신 생각을마음속 말을 당신과 함께첫 번째 기도를 또 당신을 위해 그런 형별의 시절도 있었다 나의 사랑은 가짜였다 말로는 그랬다사랑은 지는 것이라고지고서도 마음 편한 것이라고 그러나 정말로 지고서도편안한 마음이 있을까? 말로는 그랬다사랑은 버리는 것이라고버리고서도 행복해하는 마음이라고 그러나 정말 버리고서도행복한 마음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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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18.
김장 _너네 때문에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나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맨날 김장하면 김치는 꼭 준다? 엄청 당연한 것처럼 그렇게 김치는 꼭 줘. 맨날, '야, 김치 언제 가져 갈겨' 이러고 성을 낸다? 이 동네 진짜 이상한 거 같아. 그래서 솔직히 나는 좀 좋았던 것도 같아. 다른 데는 대놓고 미워하진 않아도 김치는 안주거든. 그거 진짜 엄청 다른 거거든." -동백꽃 필 무렵 (동백의 대사 ) 중에서- 이제 그만할 뻔도 한데, 매년 김장하면 김치를 꼭 준다 30년 가까이 그렇게 김치를 꼭 줘 "누구야 김치 가져가" "저녁도 먹고 갈래" 기분이 진짜 이상하다 이 깊은 사랑에 난 좀 감동한 거 같아 대놓고 사랑한다 하진 않아도 매년 김치 주면서 그냥 먹으면 체할까 봐서 "꼭 한소리 하고 주신다 "너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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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14.
외로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혼자이기를, 말하고 싶은 말이 많은 때일수록 말을 삼가기를, 울고 싶은 생각이 깊을수록 울음을 안으로 곱게 삭이길, 꿈꾸고 꿈꾸노니 ㅡ 많은 사람들로부터 빠져나와 키 큰 미루나무 옆에 서 보고 혼자 고개 숙여 산길을 걷게 하소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때일수록 혼자이기를 자랑하고픈 말 많을 때일수록 자랑을 속으로 깊게 간직하길 기쁘고 기쁘노니 ㅡ 많은 사람들로부터 빠져나와 키 작은 정원수 옆에서 서보고 내가 있는 마음과 걷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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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13.
그래도 돼 - 늦어도 돼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그래도 돼 앞만 보고 달려왔던 길이어딜 찾아가고 있는지까마득히 멀어지는 날들행여 낯선 곳은 아닐지어느새 차가운 시선에 간직한 다짐을 놓쳐!그래도 내 마음은 떠나지 못한 채 아쉬워이 길에 힘이 겨워도또 안된다고 말해도이제는 믿어 믿어봐자신을 믿어 믿어봐차오르는 숨을 쏟아내도떠밀려서 가진 않았지내 어깨 위를 누른 삶의 무게그 또한 나의 선택이었어어느새 차가운 바람에 흩어져 버리는 외침!처음에 가졌던 마음은 그대로일렁이는데두 팔을 크게 펼쳐더 망설이지 않게이제는 믿어 믿어봐자신을 믿어 믿어봐이제는 믿어 믿어봐자신을 믿어 믿어봐지금이야 그때지치고 힘이 들 때면이쯤에서 쉬어가도 되잖아그래도 돼, 늦어도 돼새로운 시작비바람에, 두려움에흔들리지 않아 Oh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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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12.
떠난 자리 - 같이 걷자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떠난 자리 나 떠난 자리너 혼자 남아오래 울고 있을 것만 같아나 쉽게 떠나지 못한다, 여기 너 떠난 자리나 혼자 남아오래 울고 있을 것 생각하여너도 울먹이고 있는 거냐? 거기. 떠난 계절가을 떠난 그곳낙엽 혼자 남아옛 싱그러움을 회기 하다억울하다 억울하다 하며거리를 뒹굴고 가을 떠난 이 자리우리는 남아떠난 가을을 추억하는 사진을 남기고눈 오는 날 우리 이길 같이 걷자약속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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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11.
집 ㅡ저 혼자 이름다운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집 고샅길 돌아오는 추위에 얼어 또르르 바닥에 구르는 불빛 사랑은 저 혼자 아름답고 나에겐 발 녹일 무덤조차 없다. 저 혼자 아름다운 저녁에 고단한 가장의 퇴근길 집 아니라 고단한 발 녹일 무덤조차 없다고 잠시 고개를 떨 궤 보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내려온 지금 더는 내려갈 데 없는 바닥이지만 그래도 내일은 있고, 버틸만하다고, 해지고 어두워지면 우리는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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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8.
웃은 죄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웃은 죄 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물 한 모금 달라기에 샘물 떠주고. 그리고는 인사하기 웃고 받았지요ㆍ 평양성에 해 안 뜬대도 난 모르오ㆍ 웃은 죄밖에ㆍ 웃어버린 죄 뒤뚱뒤뚱 귀여운 아가 레깅스 바지 속 기저귀 티 나지만 어린이집 향해 돌진하는 담대하고 활기찬 발걸음에 그만 웃어버린 죄 아가야 마음 상하지 않을 거지 난 모른다 웃어버린 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