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카테고리 없음
2024. 3. 20.
봄 2 - 과연
봄 봄이란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아직은 겨울이지 싶을 때 봄이고 아직은 봄이겠지 싶을 때 여름인 봄 너무나 힘들게 더디게 왔다가 너무나 빠르게 허망하게 가버리는 봄 우리네 인생에도 봄이란 것이 있었을까? 과연 춘분 절기에 눈이 내려 싸이고 찬바람이 쌩쌩 분다 체면이 있지 하루아침에 이리 낫빛을 바꾸시면 어찌하오리까 여인의 옷차람 타고 오던 봄은 대체 어디로 숨어야 할지요 하지만 걱정은 너무 하지 마세요 힘든 인생사도 척척 쓸고 이 자리까지 왔으니까요 쌓인 눈을 뭉쳐서 근사한 눈사람으로 까지 승화시킨 우리거늘 오늘의 봄바람은 우리 인생의 한가락 변주곡 삽입인 거겠지요 멋지고 웅장한 연주를 향해 봄바람 사이를 살랑살랑 걸어가 보네요.
카테고리 없음
2022. 10. 31.
부탁 ㅡ내가 할께
갑사 가는 길에서 볼 수 있는 은행나무 가로수입니다. 한 번쯤은 가보셨을 갑사 가는 길 이 가을 추억의 은행나무 속으로 한번 들어가 봅니다. 이 가을 더욱 마음까지 스산해지는 요즘입니다. 너무 멀리 가지는 말고 목소리 들리는 곳까지만 갔다가 무사히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것이 사랑이겠지요, 무리 모두가 걱정입니다. 이 힘듬을 극복해보기를 부탁해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2. 7. 31.
꽃잎 ㅡ 존재 가치
꽃잎 나태주 활짝 핀 꽃나무 아래서 우리는 만나서 웃었다 눈이 꽃잎이었고 이마가 꽃잎이었고 입술이 꽃잎이었다 우리는 술을 마셨다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사진을 찍고 그날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돌아와 사진들 빼보니 꽃잎만 찍혀 있었다. 이름 모를 존재는 많아도 이름 없는 존재는 없어라 이외수 산과 들에 피어 있는 수많은 꽃들 중에서, 이름 모를 꽃들은 많아도 이름 없는 꽃들은 드물다. 엄밀하게 말해서 지구별 그 어디에도 잡초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하찮고 보잘것없는 미물이라도 만 존재는 다 나름대로의 존재 이유와 존재 가치를 가지고 있는 법이다. 당연히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새겨보기에 적당한 날들이다. 주변 침묵의 아우성들이 누군가의 억장을 무너지게도 하지만 세상사는 이치가..
카테고리 없음
2021. 5. 28.
행복 - 이런 걸 까요!!
필자가 출근길에 만나는 풍경을 소개합니다. 보시다시피 오남매와 엄마로 추정되는 천둥오리네 가족입니다 아빠는 어디갔을까요? 같이 가던 후배가 하는 질문인데요, 정답은 미스테리로 남겨야겠어요. 행복한 가족을 보니 의 행복이라는 시가 떠오르네요 천둥이네 행복한 풍경은 보는 이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기에 충분한 모습이지요 출근길에 응원과 퇴근길에는 위로를 주니 말이죠 둥둥둥 미끄러지듯, 때론 물 위를 유유히 한가롭게 헤엄쳐가는 모습들이 지친 우리의 일상을 응원해 주는 것 같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어서 행복한 천둥이네를 응원합니다. 행복 나태주 저녁때 돌아 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카테고리 없음
2021. 5. 2.
꽃. 1. 2 .3
꽃. 1 나태주 다시 한 번만 사랑하고다시 한 번만 죄를 짓고다시 한 번만 용서를 받자 그래서 봄이다 꽃 . 2 나태주 예쁘다는 말은가볍게 삼켰다 안쓰럽다는 말을굴꺽 삼켰다 사랑한다는 말을어렵게 삼켰다 섭섭하다, 안타깝다.답답하다는 말을 또 여러번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리고서 그는 스스로 꽃이 되기로 작정했다 꽃. 3 예뻐서가 아니다잘나서가 아니다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다만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떄문에보고싶은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안쓰러운것이고끝내 가슴에 못이 박히는것이다이유는 없다있가면 오직 한 가지네가 너라는 사실!네가 너이기 때문에소중한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것이다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사랑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좋으니 좋은거지요 이 봄날 다시 한번만 사랑하고 스스로 꽃이 되어 다만..
카테고리 없음
2021. 4. 22.
꽃잎 - 꽃잎만
꽃잎 활짝 핀 꽃나무 아래서 우리는 만나서 웃었다 눈이 꽃잎이었고 이마가 꽃잎이었고 입술이 꽃잎이었다 우리는 술을 마셨다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사진을 찍고 그날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돌아와 사진을 빼보니 꽃잎만 찍혀 있었다. 나태주 시집 에 수록된 꽃잎을 소개합니다 남는 건 사진이란 말이 생각나는 시인데요 예쁜 꽃은 누구나를 웃음짓게 하는데, 바로 요즘이 그런 때인듯 합니다. 꽃은 꽃대로 잎은 잎대로 제 빛깔로 환하게 웃으며 분주하게 서성 되는 우리들에게 말해주네요 "뒤돌아 봐 달라고 말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 2. 21.
선물 - 당신입니다
선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행복이란 선물 받은 오늘 하루를 당신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행복은 찾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너무 많은 일을 하려고 욕심내지 않고 너무 많은 사람들을 내 곁에 두려고 애쓰지 말고 나에게 집중하며 살아가도 소중한 사람은 내 곁에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웃는 얼굴로 남는 사람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 1. 28.
한밤중에 - 너였구나
한밤중에 한밤중에 까닭없이 잠이 깨었다 우연히 방안의 화분에 눈길이 갔다 바짝 말라 있는 화분 어, 너였구나 네가 목이 말라 나를 깨웠구나 다행입니다. 바짝 마른 화분이어서요 막연한 불면의 밤이야 두려움 일테지만, 목마른 화분쯤이야 어, 너였구나 한밤중에.
카테고리 없음
2021. 1. 22.
안부 - 잘 있노라니
안부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오래 만나지 못해 보고 싶었지만 잘 있노라는 그 말 한마디로 고마운 그런 따뜻한 사람이 있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