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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4. 17.
하이쿠 - 민경쿠 8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어린 봄 어린 봄은 나뭇가지 위에새 울음 속에 너 어린 봄은내 마음 위에 오늘도 나는 너를 바라보며이렇게 울먹이고만 있다. 강인한 봄 강인한 봄은 땅속에서부터나무그루터기 속에서 나의 강인한 봄은내 가슴속에 지금 너의 찬란한 몸부림을 바라보며이렇게 탄성을 지른다너 꽃이구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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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4. 4.
하이쿠 - 민경쿠 6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해지는 쪽으로 발걸음 "오늘도 걸었고 추억에 당도했다 그러니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 있을까" 새로운 쪽으로 발돋움 "오늘도 뭉쳤고 정의에 당도했다 그러니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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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3. 26.
하이쿠 - 민경쿠 5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월연대 단출한 한 칸처럼 살 수 있다면 삶의 품위란 어디에 살든 자신을 잃지 않는 것 강물에 흔들리는 달을 잡을 수 없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우리는 좋아질 수 있다. 당신은 지금까지 충분히 수고했다.그러니 우리 이제 아우성에서 벗어나 조금 더 천천히 걷자 나의 삶에 주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세월에 묻어오는 모질거나 부들부들한 고민들을모두 붙잡지만 않아도 우리는 한껏 여유로울 수 있다 조금 느리고 엉성하게 비껴서 살아보자당신은 충분히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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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3. 10.
하이쿠 -민경쿠 3
하루가 특별해지는 데는 시 한 편이면 충분하다 기다리는 마음은 잡초처럼 무성하고 "하루를 살았고 또 한 번의 마음을 접었다. 접은 마음은 다시 펼치지 않을 것이다. 산다는 건 하나씩 포기하는 일이니까" 하루를 살았고 또 오늘을 마감한다 마감 친 마음엔 미련을 두지 않으리라 마감한다는 건 하나씩 가두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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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5.
겨울사랑 - 밤의 모닥불 사이로
겨울 사랑 고정희 ( 1948~ 1991 )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 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고정희 시인은 전남 해남 출생. 5남 3녀 가운데 장녀로 태어났다.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한 뒤 1975년 시인 박남수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연가》, 《부활과 그 이후》를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하였다. 시집으로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1979), 《실락원 기행》(1981), 《초혼제》(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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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6.
있는 그대로의 위로 - 다만 나는
있는 그대로의 위로 슬퍼하는 사람에게 내가 여기 있잖아, 라든가 힘내, 라든가 그래도 이런 저런 희망이 있지 않느냐고 무용한 말들을 들여놓지는 않으려 합니다 그건 실례가 될 테니까요 다만 나는 그의 슬픔을 슬퍼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것은 고작시간이지요 허름한 존재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괜찮을 것입니다 별과 달과 해와 바람이 있는 한 아무것도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변지영 작가님의" 좋은 것들은 우연히 온다" 중에서 좋은 글이 있어서 공유해봅니다. 기나긴 여름이 지나고 조금 가을바람이 오다가 그만 뜨거운 태양이 다시 오게 되어!! 아휴 덥다 덥다를 연달아 외쳐 되는 요즘입니다 조금 더 시간이 더 지나면 가을이 오겠지만 가을보다 여름이 더 좋습니까? 묻는다면 뜨거운 더위로 고개를 절레절레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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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8. 23.
빗소리 - 그 여자 처럼
빗소리 박형준 1966~ 내가 잠든 사이 울면서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여자처럼 어느 술집 한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거의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술잔을 손으로 만지기만 하던 그 여자 처럼 투명한 소주잔에 비친 지문처럼 창문에 반짝이는 저 밤 빗소리 박형준(1966년~)은 대한민국의 시인 겸 대학 교수이다. 1966년 전라북도 정읍에서 출생한 그는 훗날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구의 힘〉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제1회 「꿈과시문학상」, 2002년 제15회 「동서문학상」, 2005년 제10회 「현대시학작품상」, 2009년 제24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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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30.
순간과 영혼
순간과 영혼 반짝이는 나뭇잎이 휘익 떨어지는 순간 따사로운 햇살이 뒷목을 간질이는 순간 아주 잠시 어쩌다 아주 가끔 우리는 순간이 되지만 순간은 영원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온 존재를 휘감아 데려가지ㆍ 변지영 님의 '좋은 것들은 우연히 온다 ' 중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상반기 직장 퇴직자가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돌아 서는 몸짓이 순간과 영원을 떠오르게 하는군요.. 점점들이 모여 모여서 영원이 된다면 우리의 추억들도 모여서 영원으로 가슴속에 소중히 간직되겠지요 우리 모두 영원한 지금 여기 있는 모든 것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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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25.
하지 않고 남겨둔 일 - 그리고 우리는
하지 않고 남겨둔 일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일하려 해도 아직 하지 않은 일이 남아 있다. 완성되지 않은 일이 여전히 침대 옆에, 층계에, 현관에, 문가에 위협으로 기도로 탁발승처럼 기다린다. 기다리며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어제의 보살핌 때문에 나날이 오늘이 더 힘들다. 마침내 그 짐이 우리의 힘이 감당하기보다는 더 클 때까지 꿈의 무게만큼 무거워 보알 때까지 곳곳에서 우리를 내리누른다. 그리고 우리는 하루하루를 버틴다. 북방의 전설이 말하는 것처럼 어깨의 하늘을 린 옛날의 난쟁이처럼. 미국의 시인 헨리 롱펠로 (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년~1882년)의 시를 소개해봅니다 젊은 날을 병원 근무를 함께한 30년 지지 친구들과 떠난 섬여행을 하면서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