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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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23.
더 가깝지도 더 멀지도 않게 ㅡ 그런 친구가
더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쉬운 거 같으면서도 참 어려운 말이다. "어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끝"이란 없습니다, "그리고"가 있을 뿐입니다 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김홍식 목사의 작품 중에 나오는 글입니다. 친구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꽃과 같은 친구ᆢ 즉 꽃이 피어서 예쁠 때는 그 아름다움에 찬사를 아끼지 않지만 꽃이 지고 나면 과감히 버리듯 자기 좋을 때만 찾아오는 친구를 말합니다. 저울과 같은 친구.. 저울이 무게에 따라 이쪽으로 저쪽으로 기울듯이 자신에게 이익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 이익이 큰 쪽으로만 움직이는 친구입니다. 산과 같은 친구.. 산처럼 온갖 새와 짐승의 안식처이며 멀리 보거나 가까이 가거나 늘 그 자리에서 반겨주고, 생각만 해도 편안하고 마음 든든한 친구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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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21.
대추 - 너는 통하였구나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저 안에 푸르름 몇 개 다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까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근 날을 만드는 것일까 대추야 너는 어찌 세상과 통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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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29.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황금 햇빛이 쏟아지는 가을날 한 편의 시가 함께하니 잘 익은 감 마냥 오늘의 일상도 곱게 곱게 익어 갑니다 그 맛은 달콤하기도 떨떠름하기도 하지만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좋은 시 한 편으로 더욱더 풍요한 가을을 느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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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27.
호수 - 멀리서만
호수 -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 만하니 눈 감을 밖에 멀리서만 - 이정하 - 찾아 나서지 않기로 했다. 가기로 하면 가지 못할 것도 아니나 그냥 두고 보기로 했다. 그리움만 안고 지내기로 했다. 들려오는 말에 의하면 그대가 많이 변했다니 세월 따라 변하는 건 탓할 건 못 되지만 예전의 그대가 아닌 그 낭패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에 멀리서 멀리서만 그대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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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19.
위험 - 마침내 그날이 왔다.
위험 - 엘리자베스 아펠- 마침내 그날이 왔다. 꽃을 피우는 위험보다 봉오리 속에 단단히 숨어 있는 것이 더 고통스러운 날이. 이 시는 미국의 무명작가 엘리자베스 아펠의 시이다 그렇다 마침내 그날은 왔다 어떤 일이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꽃이 피어나듯 그날은 오고야 만다 안전한 것이든 위험한 것이든 말이다 위험을 감내하고 피어난 꽃은 따뜻하고 푹신한 꽃잎으로 무장하여 아직 위험을 더 견뎌야 하는 이와 닥쳐올 추위에 떠는이에게 위로의 말과 따스함을 전해야한다. 코로나19 일상속에서 두려움과 격리로 힘듬을 겪고 있는 많은 우리들에게 위험속에서도 그날은 마침내 오리라는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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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17.
들국화 - 뒤 돌아보게 하네
들국화 - 나태주 - 1 울지 않는다면서 먼저 눈썹이 젖어 말로는 잊겠다면서 다시 생각이 나서 어찌하여 우리는 헤어지고 생각나는 사람들입니까 ? 말로는 잊어버리마고 잊어버리마고....... 등피 아래서. 2 살다보면 눈물 날 일도 많고 많지만 밤마다 호롱불밝혀 네 강심 江心에 노를 젓는 나는 나룻배 아침이면 이슬길 풀섶길을 돌고 돌아 후미진 곳 너 보고픈 마음에 하얀 꽃송이 하날 피었나 보다. 이 가을 피어나는 들국화를 보니 한참을 걷던 산길에서 뒤를 돌아보는 느낌이다. 큰일 작은일로 한 해도 산 능선을 이미 넘은 즈음에 강한 생명력을 과시하며 피는 들국화 🌼 큰일 작은일 비록 나에겐 아픔인 일들도 내 나름의 성찰을 통해 앞날의 디딤돌로 만든다면 이 가을 저 들국화 마냥 내 인생도 더욱 고난에 강하고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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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2.
그리움 - 바로 너다.
그리움 - 나태주 -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나태주(74) 시인의 등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신간 시집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열림원)가 나왔다. 내년은 '풀꽃 시인'으로 알려진 나태주가 등단한 지 햇수로 50년 되는 해다. 나 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나 시인은 1964년부터 2007년까지 43년간 초등학교 교단에서 일하며 시인으로 활동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풀꽃 1) "기죽지 말고 살아봐 / 꽃 피워봐 / 참 좋아." (풀꽃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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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23.
귀뚜라미야! 나도 울고싶을 때가 있단다
귀뚜라미야 - 고진하 - 변소에 들어가면 귀뚜라미들 울지도 않고 못대가리처럼 벽에 조용히 붙어 있네 볼일을 끝내고 다시 방에 들어와 있으면 금세 귀뚜라미 울음소리 들리지 귀뚜라미야! 귀뚜라미야! 아무도 없는 데서 나도 울고 싶을 때가 있단다 벽에 이마를 짓찧으며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단다 고진하 (시인/ 1953~ ) 목회자이자 작가이며, 1953년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신학대학을 졸업했다.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으며, 1997년 김달진 문학상을 받았다. 작품으로는 시집 , 산문집 , 동화 가 있다. 현재는 강원도 원주 명봉산 기슭에 귀촌 귀농하여,“흔한 것이 귀하다”는 삶의 화두를 말로만 아니라 불편도 불행도 즐기며 살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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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20.
9월이 오면 - 그대 9월의 강가에서
9월이 오면 - 안도현 -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