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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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28.
청포도 - 알알이 들어와
청포도 - 이육사 -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청포도 계절이 지나는 줄도 모르고 , 하늘만 보고지내다 보니, 10월이라니요, 하염없이 좋다,좋다 하늘이 참 좋다 하다 보니 가을입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좋은 하늘이 있고 청포도가 있어서요. 알알이 포도알처럼 우리의 과거도 튼실한 추억으로 우리 가슴을 채워가는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빛나는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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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21.
대추 - 너는 통하였구나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저 안에 푸르름 몇 개 다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까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근 날을 만드는 것일까 대추야 너는 어찌 세상과 통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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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16.
발자국 ㅡ나를 지나간
발자국 발자국 아 저발자국 저렇게 푹푹 파이는 발자국을 남기며 나를 지나간 사람이있었지 저 걸음걸음이 훗날 돌아보면 추억되고 사랑도 되고 회안으로 남으리 나의 발자국들 발자국 누구나 살아온 흔적을 뒤돌아보면 똑바로 걸어온 발자국도 있고 비틀거리며 걸어온 발자국도 있다 비틀거리며 걸어온 발자국에 잠못든다면 그것은 푸른 자서전을 쓰고싶은 양심의 역선택 똑바로 걸어온 발자국도 비틀거리며 걸어온 발자국도 모두 신에게 빚진 우리 존재의 탁본인 것을! 호로고루 성뜰에 남긴 노란 발자국들은 백만송이 해바라기로 남고 재인폭포 탐방로에 남긴 푸른 발자국들은 좌상바위 암각화로 남아 오늘도 추억의 족적들은 선명한 알리바이로 존재의 발자국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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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14.
초원의 빛 -꽃의 영광이여!
초원의 빛 여기 적힌 먹빛이 희미해질수록 당신의 사랑하는 마음 희미해진다면 이 먹빛이 마름 하는 날 나는 당신을 잊을 수 있겠습니다. 초원이여! 꽃의 영광이여! 다시는 그것이 안 돌려진다 해도 서러워말지어다. 차라리 그 속 깊이 간직한 오묘한 힘을 찾으소서. 초원의 빛이여! 빛날때 그대 영광 빛을 얻으소서. 윌리엄 워즈워스 [ William Wordsworth ] 영국 낭만파 시인. 영국 최초의 낭만주의 문학 선언이라고 볼 수 있는《서정가요집》개정판 서문에서 '시골 가난한 사람들의 스스로의 감정의 발로만이 진실된 것이며, 그들이 사용하는 소박하고 친근한 언어야말로 시에 알맞은 언어’라고 하여 18세기식 기교적 시어를 배척했다. 그는 영문학에만 그치지 않고 유럽 문화의 역사상 커다란 뜻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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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5.
도라지 - 오각형의 꽃망울 터지며
도라지 하면 어머니가 떠오른다, 오래도록 도라지 농사를 하신 까닭이리라 여리디 여린 잎들이 보라꽃까지 피우지만 , 뿌리 만은 강인하게 땅을 식민지로 만들어 모든 꽃으로 위로를 받는다. 내가 신뢰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가끔은 허물을 드러낼때 전혀 판단하려 하지않고 이전보다 더 사랑하게 된다 ‘나를 감추고 가리려 하지않고 내 허물을 드러낼때 더욱 사랑받는 것처럼 말이다. 어차피 그 사람은 나약함과 강인함의 결합체가 아니던가! ‘취약함’이 우리를 더욱 아름답게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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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1.
나 또한 그의 이름을 불러
나 또한 그의 이름을 불러 누군가 나를 다정하게 불러준다면 나는 따스한 눈길로 답하겠습니다 그리고 나도 그의 이름을 다정히 불러 사랑이 되겠습니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 조금씩 새로 태어나지요 이런저런 빛깔의 사람을 만나 서로의 의미가 되고 서로의 향기가 되지요. 누군가 나를 ‘soon이야’라고 다정히 부르면 나 또한 그의 이름을 다정히 불러 함께 아름다운 꽃이 되겠습니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알프레드 디 수자(Alfred D'Souza)는 신부이자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불확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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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28.
이것 또한 지나가리다-'This, Too, Shall Pass Away'
이것 또한 지나가리다 어느 날 페르시아의 왕이 신하들에게 마음이 슬플 때는 기쁘게 기쁠때는 슬프게 만드는 물건을 가져올 것을 명령했다. 신하들은 밤새 모여 앉아 토론한 끝에 마침내 반지 하나를 왕에게 바쳤다 왕은 반지에 적힌 글귀를 읽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만족해 했다. 반지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다.'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다만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다.'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금심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적인 것들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조용히 가슴에 새기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다.' 랜터 윌슨 스미스는 (Lanta W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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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26.
여름의 할 일 - 내내 꿈꾸는 일
여름의 할 일 올여름은 내내 꿈꾸는 일 잎 넓은 나무엔 벗어놓은 허물들 매미 하나 매미 둘 매미 셋 남겨진 생각처럼 매달린 가볍고 투명하고 한껏 어두운 것 네가 다 빠져나간 다음에야 비로소 생겨나는 마음과 같은 올여름의 할 일은 모르는 사람의 그늘을 읽는 일 느린 속도로 열리는 울음 한 송이 둥글고 오목한 돌의 표정을 한 천사가 뒹굴다 발에 채고 이제 빛을 거두어 땅 아래로 하나둘 걸어 들어가니 그늘은, 돌이 울기 좋은 곳 고통을 축복하기에 좋은 곳 올여름은 분노를 두꺼운 옷처럼 껴입을 것 한 용접공이 일생을 바친 세 개의 불꽃 하나는 지상의 어둠을 모아 가동되는 제철소 담금질한 강철을 탕탕 잇대 만든 길에, 다음은 무거운 장식풍의 모자를 쓴 낱말들 무너지려는 몸통을 꼿꼿이 세운 날카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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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25.
비 가는 소리 - 실루엣
비 가는 소리 비 가는 소리에 잠 깼다 온 줄도 몰랐는데 썰물 소리처럼 다가오다 멀어지는 불협화의 음정(音程) 밤비에도 못다 씻긴 희뿌연 어둠으로, 아쉬움과 섭섭함이 뒤 축 끌며 따라가는 소리, 괜히 뒤돌아보는 실루엣, 수묵으로 번지는 뒷모습의 가고 있는 밤비 소리, 이 밤이 새기 전에 돌아가야만 하는 모양이다 가는 소리 들리니 왔던 게 틀림없지 밤비뿐이랴 젊음도 사랑도 기회도 오는 줄은 몰랐다가 갈 때 겨우 알아차리는 어느새 가는 소리가 더 듣긴다 왔던 것은 가고야 말지 시절도 밤비도 사람도.... 죄다 실루엣이라는 말은 뜻밖에도 프랑스 재정장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프랑스는 루이 15세 때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에티엔 실루엣이라는 인물을 재정 장관으로 기용했다 그는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