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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20.
새벽 - 그 발걸음의 행진
새벽 모든 새벽이 삶의 시작이 되게 하고 모든 저녁이 삶의 마무리가 되게 하라 ㅡ존 러스킨ㅡ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는 새벽이다. 엄한 얼굴로 가만히 지켜보다가 이제 그만하면 됐다는 듯이 환한 미소로 천천히 걸어 돌아오는 아침 아침의 우아한 전조, 새벽. 찻 물은 보글보글 끓고 새들은 요리조리 날고 나는 살랑살랑 걷고 오는 것들이 네게서 오듯 가는 것들은 너에게 간다 ㅡ변지영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ㅡ 시간은 흘러서 가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방울들이 나를 타고 흘러 유리병에 모여서 다시금 지금이라는 시간이 되고 그 시간이 공간을 덮는 현재를 지나면 나를 돌고 또 돌아온 시간들은 병에 쌓여서 내 게로 다시 온다 그렇다 새벽도 아침도 한낮도 저녁도 그 발걸음들의 행진이다ㆍ 새벽의 시작과 저녁의 마무리까지도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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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10.
어떤 사람 - 봄날처럼
어떤 사람 레이첼 리먼 필드 이상한 일은 어떤 사람을 만나면 몹시 피곤해진다는 것,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속 생각이 모두 움츠러들어 마른 잎처럼 바삭거리는 것. 그러나 더 이상한 일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마음속 생각이 갑자기 환해져서 반딧불이처럼 빛나게 된다는 것 그렇다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기를 빼앗고 인생을 재미없게 만드는 사람과 봄날처럼 마음이 밝아지게 하는 사람이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는 둘 중 하나일수 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는 분명할 것이다. 우리가 힘을 갖는 궁극적인 이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이다 시인, 소설가 극작가 아동문학가로 활동한 레이첼 리먼 필드(1894~1942)는 인형의 삶을 묘사한 로 해마다 가장 뛰어난 아동도서를 쓴 작가에게 주는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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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3.
복을 짓고 - 받고
사이 2 물이 물을 갈라 물 사이로 들어간다 들어간 자리 없이 시원하게 구름이 구름을 갈라 구름 사이로 들어간다 네 자리 내 자리 따지는 일 없이 고요하게 우리들 사이도 그랬으면 좋겠다 말없이 그대로 흘러들어 가면 좋겠다 새해에 가장 많이 하고 많이 듣는 말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일 것이다. 주고 또 줘도 넘치는 복이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보면서 그 복을 지으면서도 살아야지 내 안에 넘쳐야 주기도 하고 나를 채우기도 하겠군! 하는 마음이 생긴다 매일 챙기는 밥을 짓는 것보다야 힘든 일이겠지만 시간과 인내를 가지고 정원을 가꾸고 살뜰이 꽃들을 챙기듯 복을 짓고 품었다가 필요한 이에게 복을 나누는 꿈을 새해 첫머리에 해본다 묵묵히 일상 속에서 자신의 일을 하면서 마음에서 이는 단죄의 마음을 가라앉히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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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28.
나도 - 우리도
우리는 2022년도 꽃이 되려 했고, 모두 열매가 되려 하고 아침인 듯했던 날들이 모여 모여 곧 저녁이 되려 한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흘러 흘러가는 변화와 세월의 흐름이 있을 뿐, 대부분 사람들이 죽을 것을 알지만 , 정말로는 모르고 살고 있듯이, 나이 들어가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시간은 나에게 참을성을 선사하여 더디게 화를 내고 숨을 고르는 법을 알려주었다 자꾸 나에게 변화를 주는 시간이 365일 선물해준 2023년 하루하루를 선물 꺼내 듯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시간과 동행해 보자 주기도 하고 거두어 가기도 하는 시간 아직도 줄 거 많다는 시간과 함께,,,, 소멸 혹은 무한 너를 사랑한다는 건 네게 뿌리내려 영원히 쉬고 싶은 열망과 네 안에서 내가 녹아 없어져 버릴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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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22.
동백은 피어 가슴 진탕되고 ㅡ그 붉디붉은 사랑
동백은 피어 가슴진탕되고 이 겨울 남해의 오동도 동백꽃이 피어나오 봉황도 오동나무도 어부와 예쁜 각시의 슬픈 죽음도 전설로 잊힌 지 차마 오래인데 섬 가득히 그 붉디붉은 사랑 동백이 피어나요 쪽빛 바다 위 가슴에 피꽃 떨구며 수줍은 촌색시의 동백이 지는날 어쩌자고 내 가슴은 온통 진탕이 되어가나, 남쪽고향을 방문하여 찾은 오동도에서 '동백은 피어 가슴진탕되고' 시를 접하고 올려봅니다. 이렇게도 슬픈 사랑의 전설이 있었다니, 그리하여 이 붉은 꽃이 추운 날에 꽃을 피우나!! 그 슬픈 사랑은 전설이 되어 이 겨울 여러 마음으로 남쪽 바다를 찾는 이들에게 동백의 붉디붉은 사랑을 전해주는구나!! 오래된 슬픈 전설의 이야기가 이 겨울 붉은 동백을 찾는 이들을 따시게 반기며 힘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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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20.
후회 - 적어도
존재방식 나는 너의 바다 나는 너의 하늘 바다와 하늘이 얼굴을 맞대어 소곤거린다 네가 없다면 나는 바다가 아니야 내가 없다면 나도 하늘이 아니야 2022년이 1주일 남은 지금 후회보다는 적어도 올 한 해는 이런 일이 있어서 참!! 좋았네 라고 남기고 싶네요 거창한진 않지만 , 작은 성취가 있어서 좋았던 2022년 가족과 함께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함께했던 제주 수국 여행 제주의 해안도로에서 옛날팥빙수집을 발견하고 들어가서 시원하게 먹었던 그 빙수 어머니의 병원입원도 있어서 마음 아프고 힘든 일들도 함께했던 2022년 가족과 함께 할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지금!! 나의 작은일상을 소중하게 대하는 만큼 나의 일상이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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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1.
곁 ㅡ 맴돌다
곁 민왕기 곁을 준다 줄 것이 없어서 오늘은 곁을 주고 그저 머문다 구름 곁에서 자보고 싶은 날들도 있지만 내일은 그냥 걷다 ‘옆’을 주는 꽃에게 바람이 마음 준 적 있는지 묻겠다 곁이 겨드랑이 어느 쪽인지, 옆구리 어떤 쪽인지 자꾸 사람에게 가 온기를 찾아보는 나의 쓸쓸히 있어 나는 간혹 몸 한 켠을 더듬어볼 텐데 야윈 몸에 곁이 돋으면 너에게 가겠다고 편지하겠다 곁이라는 게 나물처럼 자라는 것인지 그리하여 내가 내 곁을 쓸어 보는 날엔 나무가 잎사귀로 돋는 곁이 있고 별이 빛으로 오는 곁도 있다고 믿어 보겠다 가령 어느 언덕배기 세상에 단 둘이 곁으로 사는 집, 비추는 달빛도 곁이 있다고 생각하겠다 고작해야 이 삶이 누군가의 곁을 맴돌다 가는 것일지라도 곁을 준다 할 것이 없어서 곁을 주고 세상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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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16.
청송 사과 ㅡ 흠 있는 사과
청송사과 이규리 전화로 주문을 했더니 그 남자는 먹기엔 그냥 괜찮다며 흠 있는 사과를 보내주었다 흠, 흠, 내흠을 어떻게 알고서 어제오늘 이미 여러 차례 떨어진 내 하관은 바닥이니 거리에 떠다니는 삼엄한 얼굴은 또 무슨 생각들을 놓친 낙과냐 비나 번개를 안아 저 흠들을 자신의 몸으로 모서리를 삼킨 거지 말도 못하고 심중에 울음을 넣은 거지 그렇게 견딘 시간은 울퉁불퉁 붙고 아물어 과도의 끝이 닿자 이제 내 길었던 통점이 떠나가고 뭐, 큰일이나 날 것 같았던 당신의 법도 잘려나가고 자른 채로 질려 나간채로 그냥 묻어 살기에 괜찮으니 도리어 면면하니 흠 있는 존재, 단물까지 나는 이 서사의 사랑스러움을 견딜 수 없으니 이만 때쯤 제 맛을 내는 사과는 단풍의 빛깔을 띠며 성숙함을 자랑도 하지만 흠 있는 사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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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7.
쉼 - 깨달음
문장의 힘이 느껴져서 찾아본 '쉼 없이 흐르면 바다를 이룬다.' 이 글의 출처는 고 이외수 님의 '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책이네요 오매 일여 寤寐一如 하고 내외 명철 內外明徹 잠을 잘깨나 깨어 있을 때 안과 밖이 서로 통하여 겉과 속이 구별되지 않는 경지의 깨달음 오매 일여 寤寐一如 하고 내외 명철 內外明徹 이렇게는 어렵겠지만 자연과 함께 휴식을 통해 나만의 명철을 찾는 것도 나의 깨달음 이겠지요 때 늦은 단풍을 보며 색즉시공 공즉시색 이란 말이 떠오르네요 “색(色)은 물질적 존재를 의미하고 공(空)은 실체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한다. 색을 물질이라고 한 것은 물질마다 고유의 색이 있다는 뜻이다. 그 색이 그 물질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불교에서는 색이 공이요, 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