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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6.
그리움 - 갑작스런 눈에
갑작스런 눈에 어스름 녁 갑작스런 눈의 습격에 하릴없이 눈을 뒤집어 쓰다보면 나도 뭔가 반격을 해야 할 것 같아진다 그리하여 가슴속 그리움 하나를 소환하는 것이다. 그리움의 미사일, 스텔스 비행하는 상념은 흩날리는 눈발 사이를 피해 날아 유도장치에 프로그래밍된 그대를 향한다. 허공을 쥐락펴락, 상하좌우 마구잡이로 퍼붓는 눈을 피해 내 그리움은 정확히 목표물을 명중시키고 회항한다 그리움은 그렇게 단련되고, 그리움의 신전은 그렇게 깊어진다. 그리움 내 몸에 마지막 피 한 방울 마음의 여백까지 있는 대로 휘몰아 너에게로 마구잡이로 쏟아져 흘러가는 이 난감한 생명 이동 김대오 시인의 ' 갑작스런 눈에'라는 시에 화답하는 신달자 시인의 그리움을 붙여봅니다. 하루를 살아감이 강약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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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5.
봄시 - 새봄에는
봄비 새봄에는 그늘진 마음 한켠에도 봄볕을 들여 조금은 더 따뜻하게 살일이다 새봄에는 아지랑이 같은 꿈에라도 불길을 지펴 조금은 더 밝게 살일이다 새봄에는 어린 꽃잎이 처음낳은 새벽이슬처럼 조금은 더 밝게 살 일이다 사람은 봄의 씨앗, 새봄에는 사랑과 희망을 꽃피우며 조금은 더 새사람처럼 살일이다. 새봄은 자라서 꽃잎이 되고그 꽃잎이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 후기다렸던 그리움의 자리에떨어진 꽃잎은새봄의 씨앗으로또 다시 꽃 피우네요 많은 탄성을 뒤로하고한 무더기 꽃잎은 지고 또 지네요우리를 꽃그늘에서 훌쩍 푸르름으로 이끌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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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30.
봄 - 가만히 웃더이다
봄 잔디밭에 어린 풀 싹이 부끄리는 얼굴을 남모르게 내놓아 가만히 웃더이다 저 크나큰 봄을. 작은 새의 고요한 울음이 가는 바람을 아로새기고 가지로 흘러 이 내 가슴에 스며들 제 하늘은 맑고요, 아지랑이는 곱고요. 봄의 어린 풀 싹들이 우리 집 베란다를 채웠네요 아침저녁 주인장의 보살핌을 기다릴 어린 풀 싹들을 하루하루 아는 채하며 살아볼게요 하늘은 맑고 아지랑이는 고운 크나큰 봄 날을 기대하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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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24.
고로쇠 - 나무라는 샘에
고로쇠 나무라는 샘에물을 길으러 간다 매섭던 겨울 껍질을 헐고갓 물오른 봄을 받아낸다 지하에서 끌어올린 어둠의 맛 상처로 우려낸 엷은 희망의 맛 사람이든 나무든 부지런한 사람과 부지런한 나무가 있지요이른 봄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순서를 보면 알 수 있고요산수유보다 진달래, 개나리 보다도 부지런히 봄을 깨우는 고로쇠나무는물 오른 봄을 온몸으로 받아내서겨울 동안 잠자던 땅의 저력을 엷은 희망의 맛으로인생의 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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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23.
뒤에야 - 알았네
뒤에야 고요히 앉아 본 뒤에야평상시의 마음이 경박했음을 알았네.침묵을 지킨 뒤에야지난날의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았네.일을 돌아본 뒤에야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음을 알았네.문을 닫아건 뒤에야앞서의 사귐이 지나쳤음을 알았네.욕심을 줄인 뒤에야이전의 잘못이 많았음을 알았네마음을 쏟은 뒤에야평소에 마음씀이 각박했음을 알았네. 뒤에야 아는 것들이 있다 남들은 다 알고 나만 모르는 것도 있다 알면서도 아니길 바라고 또 그렇지 않길 바라는 진실 또한 있다 봄꽃이 제 아무리 화사하게 우릴 유혹 하드라도 중심을 잘 챙기어 천천히 천천히 꽃길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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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22.
목련 - 희망이라 부를 수 밖에
목련(木蓮) 나무 위에 핀 연꽃이여어둠은 길고 빛은 짧아라 지독한 고독의 시간 너머누구 향해 등불을 켜는가 처연히 사위어 간들하얗게 여윈 걸음 누군들 붙잡으랴 작은 움 하나 틔워 올리거든다만 희망이라 부를 밖에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나라면서 스스로 등불을 켜는 나무 위의 연꽃 목련이여 행복해지고 싶다면서 정작 소중한 나 자신을 잃고 사는 우리들에게 응원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희망 한송이를 어김없이틔워 올려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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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5.
거울 - 거울속의 나는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없을 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 ㅡ악수를모르는왼손잽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 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 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이상 시인의 ' 거울'이라는 시는 띄어쓰기를 무시하고 이어쓰기를 통해의식의 흐름까지 내비치고 있고 거울 속 나를 통해 나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시라고 할 수 있다. 나와 거울 속의 나는 거리감이 있다 거울은 시각적으로 연결해주지만 소리는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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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5.
생일 - 토닥 토닥
오늘 또 한 생명이 탄생의 문을 열고 새로운 인증을 받은 기쁜 날이다!! 우리도 한 생명의 탄생으로 시작하여 그 생명의 주인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내 삶을 누군가에게 맡기려 하면 할수록 마음은 더 공허해지고 외로워 질 뿐이다 모두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으려는 마음은 내려놓아야 한다 내 마음이 먼저 웃어야 상대의 웃음을 밝은 마음으로 받아줄 수 있다 '토닥토닥 그래 오늘 하루도 고생(苦, 生)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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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0.
늘,혹은 때때로 -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는건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 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노을인가 조병화 시인은 삶과 죽음, 그리고 인생의 본질에 대한 광범위한 문제를 쉬운 일상의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많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