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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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11.
전쟁 4년째에 - 서울의 봄
전쟁 4년째에 쌀쌀하고 서러운 이 저녁을 소리 내며 비가 내려도 나는 지금 노래 부른다. 들어줄 사람이 있는지는 몰라도. 전쟁과 불안에 세계가 질식해도 느껴 알 사람 하나 없어도 여러 곳에서 사랑의 불꽃은 조용히 타고 있다. 헤르만 헤세는 1877년 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 14세에 명문마울브론 수도원 신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시인이 되고자 신학교를 중퇴한 뒤 일반 학교에 갔지만 거기서도 퇴학당한다. 이 과정에서 한 번의 자살기도가 실패로 돌아갔고 정신요양원 생활을 하기도 한다. 이후 시계공장과 서점에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쓰기 시작해 22세에 첫 시집 를 출간했다. 27세에 낸 첫 소설 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문학에 전념하게 된다. 권위에 맞서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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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8. 23.
빗소리 - 그 여자 처럼
빗소리 박형준 1966~ 내가 잠든 사이 울면서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여자처럼 어느 술집 한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거의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술잔을 손으로 만지기만 하던 그 여자 처럼 투명한 소주잔에 비친 지문처럼 창문에 반짝이는 저 밤 빗소리 박형준(1966년~)은 대한민국의 시인 겸 대학 교수이다. 1966년 전라북도 정읍에서 출생한 그는 훗날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구의 힘〉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제1회 「꿈과시문학상」, 2002년 제15회 「동서문학상」, 2005년 제10회 「현대시학작품상」, 2009년 제24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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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30.
순간과 영혼
순간과 영혼 반짝이는 나뭇잎이 휘익 떨어지는 순간 따사로운 햇살이 뒷목을 간질이는 순간 아주 잠시 어쩌다 아주 가끔 우리는 순간이 되지만 순간은 영원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온 존재를 휘감아 데려가지ㆍ 변지영 님의 '좋은 것들은 우연히 온다 ' 중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상반기 직장 퇴직자가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돌아 서는 몸짓이 순간과 영원을 떠오르게 하는군요.. 점점들이 모여 모여서 영원이 된다면 우리의 추억들도 모여서 영원으로 가슴속에 소중히 간직되겠지요 우리 모두 영원한 지금 여기 있는 모든 것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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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8.
그 강에 가고 싶다 - 가만 가만
그 강에 가고 싶다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강가에서 그저 물을 볼 일이요 가만 가만 다가가서 물 깊이 산을 볼 일이다 무엇이 바쁜가 이만큼 살아서 마주 할 산이 거기 늘 앉아 있고 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 인자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 산은 내 머리맡에 와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 강물도 저 혼자 돌아간다 그 강에 가고 싶다 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 산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 산에 그 강 그 강에 가고 싶다 김용택 시인은 1948년 8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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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19.
하루엄마가 - 오래오래
하루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 고향에 홀로 지내시는 엄마 생각이 나네요 이제 나도 나이 들어 엄마인데도 말이죠, 숨기고 싶은 세상사가 많아서 일지, 따스한 품속에 안기고 싶은 것인지 일러바칠 일이 있는 건지요, 푸르던 새싹들이 갈대로 우리 곁에 스산함을 전하더니 느닷없이 차가운 바람이 우리 곁으로 와버리네요, 모두 다 좋으니 엄마 오래오래 그 자리에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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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3.
누가 더 아름다울까 ㅡ둘 다 아름다우면 안되나요?
이외수의 한 문장으로 버티는 하루 중에서 시한편을 소개합니다. 누가 더 아름다울까 이외수 꽃이 더 아름답다, 아니다 열매가 더 아름답다, 입에 거품을 물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멱살잡이 주먹다짐도 불사한다. 묻고 싶다 둘 다 아름다우면 안 되나요. 어떤. 분야든 성공을 거두었든 그 과정 이든. 반드시. 적은 어디에나 있다 적을 정말 퇴출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공존해야 한다. 수국이 어우러져 더욱 풍성하듯이 , 나. 그리고 우리가 함께 아름답고 , 위로하는 계절이 길 바라본다. 서로를 아름답게 봐주는 그런 마음이 평온하고 여유를 가지게도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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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10.
시와는 다른 삶 - 종메인가, 소리인가
우리는 시와는 다른 삶을 산다 오늘 참 그렇다 어제 종방한 드라마의 메시지처럼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으니 행복하지 못하면 소리를 내어 보자 우리 서로 행복하자고!! 우리가 잊지 말어야 할 분명한 사명 하나 우리는 이 땅에 괴롭기 위해 불행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오직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 모두 행복하세요!! 농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이문재 시인의 '농담' 전문이다. 여름철이면 어지간한 푸성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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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30.
봄 - 가만히 웃더이다
봄 잔디밭에 어린 풀 싹이 부끄리는 얼굴을 남모르게 내놓아 가만히 웃더이다 저 크나큰 봄을. 작은 새의 고요한 울음이 가는 바람을 아로새기고 가지로 흘러 이 내 가슴에 스며들 제 하늘은 맑고요, 아지랑이는 곱고요. 봄의 어린 풀 싹들이 우리 집 베란다를 채웠네요 아침저녁 주인장의 보살핌을 기다릴 어린 풀 싹들을 하루하루 아는 채하며 살아볼게요 하늘은 맑고 아지랑이는 고운 크나큰 봄 날을 기대하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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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24.
고로쇠 - 나무라는 샘에
고로쇠 나무라는 샘에물을 길으러 간다 매섭던 겨울 껍질을 헐고갓 물오른 봄을 받아낸다 지하에서 끌어올린 어둠의 맛 상처로 우려낸 엷은 희망의 맛 사람이든 나무든 부지런한 사람과 부지런한 나무가 있지요이른 봄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순서를 보면 알 수 있고요산수유보다 진달래, 개나리 보다도 부지런히 봄을 깨우는 고로쇠나무는물 오른 봄을 온몸으로 받아내서겨울 동안 잠자던 땅의 저력을 엷은 희망의 맛으로인생의 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