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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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8.
일기 - 무엇이 더 중요하단말인가
일기 오전에 깡마른 국화꽃 웃자란 눈썹을 가위로 잘랐다 오후에는 지난여름 마루 끝에 다녀간 사슴벌레에게 엽서를 써서 보내고 고장 난 감나무를 고쳐주러 온 의원 醫員에게 감나무 그늘의 수리도 부탁하였다 추녀 끝으로 줄지어 스며드는 기러기 일흔세 마리까지 세다가 그만두었다 저녁이 부엌으로 사무치게 왔으나 불빛 죽이고 두어 가지 찬에다 밥을 먹었다 그렇다 해도 이것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상, 또한 지키며 살기도 힘겨운 일상을 안도현 님의 일기라는 시에서는 '마른 국화꽃 웃자란 눈썹을' 다듬는 일로 시작한다. 오후엔 사슴벌레에게 엽서를 쓰는 것으로 세심하게 정리도 하고 저물녘에는 추녀밑 기러기를 하염없이 세기도 하고 저녁엔 두어가지 찬으로 밥을 먹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이것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