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내게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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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10.
시- 시가 내게로 왔다
시 -파블로 네루다- 그 나이였다.... 시가 내게로 왔다. 모른다.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겨울에서인지 강에서 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다.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밤의 가지에서 홀연히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다. 또는 혼자 돌아오는 길에 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시는 건드렸다.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어 있었다. 끓어오르는 열이나 잃어버린 날개. 내 나름대로 해보았다.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다.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수한 난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