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카테고리 없음
2023. 12. 28.
모를테지 - 죽었다는 것을 모를테지
모를 테지 살아있다는 것을 모르고 대충 떠밀러 가다 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왔다 가는 것도 모를 테지 자신이 죽어도 죽었다는 것을 모를 테지 우리 중 많은 이들은 어정쩡하게 스쳐 지나가고 몇몇은 정말로 살아보고 아주 일부는 제대로 죽지 어떤 사란들은 한 번도 살았던 적 없어서 영원히 죽지 않지, 우루를 헤매는 플라스틱처럼. 낯선 누군가의 죽음이 이토록 시리게 다가온 적은 드문 일이리라 슬프다, 허무한 죽음으로 마무리한 나의 아저씨에게 "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이 말을 전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 12. 11.
전쟁 4년째에 - 서울의 봄
전쟁 4년째에 쌀쌀하고 서러운 이 저녁을 소리 내며 비가 내려도 나는 지금 노래 부른다. 들어줄 사람이 있는지는 몰라도. 전쟁과 불안에 세계가 질식해도 느껴 알 사람 하나 없어도 여러 곳에서 사랑의 불꽃은 조용히 타고 있다. 헤르만 헤세는 1877년 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 14세에 명문마울브론 수도원 신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시인이 되고자 신학교를 중퇴한 뒤 일반 학교에 갔지만 거기서도 퇴학당한다. 이 과정에서 한 번의 자살기도가 실패로 돌아갔고 정신요양원 생활을 하기도 한다. 이후 시계공장과 서점에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쓰기 시작해 22세에 첫 시집 를 출간했다. 27세에 낸 첫 소설 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문학에 전념하게 된다. 권위에 맞서는 어..
카테고리 없음
2023. 12. 5.
겨울사랑 - 밤의 모닥불 사이로
겨울 사랑 고정희 ( 1948~ 1991 )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 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고정희 시인은 전남 해남 출생. 5남 3녀 가운데 장녀로 태어났다.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한 뒤 1975년 시인 박남수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연가》, 《부활과 그 이후》를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하였다. 시집으로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1979), 《실락원 기행》(1981), 《초혼제》(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