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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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0.
향수 - 그곳이 차마 꿈엔들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살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곳, 그곳이 차마 꿈앤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라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무지짖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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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27.
호수 - 멀리서만
호수 -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 만하니 눈 감을 밖에 멀리서만 - 이정하 - 찾아 나서지 않기로 했다. 가기로 하면 가지 못할 것도 아니나 그냥 두고 보기로 했다. 그리움만 안고 지내기로 했다. 들려오는 말에 의하면 그대가 많이 변했다니 세월 따라 변하는 건 탓할 건 못 되지만 예전의 그대가 아닌 그 낭패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에 멀리서 멀리서만 그대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