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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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7.
슬픔에서 선익을 얻어 내는 법
슬픔에서 선익을 얻어 내는 법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에게 슬픔을 허용하라. 울고 싶거든 울어라! 부모나 대중매체는 우리에게 진짜 감정을 숨겨야 한다고 주입해 왔다. 하지만 감정 또한 우리의 일부이기에 없는 것처럼 치부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나는 그리스도인이다. 그리스도인은 죽음을 슬퍼하면 안 된다고 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대는 인간이다. 때때로 슬픔을 느끼도록 되어있다. 그러니 슬픔을 느끼도록 허용하라 어떤 슬픔은 정화 작용을 한다 눈물이 그대를 정화하도록 놓아두라 모든 슬픔은 그대의 성장을 위해 있는 것이니 그것이 제 역할을 하도록 내버려 두라. 근래 즐거운 여행을 다녀온 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쓸쓸함과 지루하던 일상에 대한 감사가 떠올랐다 너무나 바라던 여행이었건만 역설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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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23.
구름 - 밑줄을 긋는다
밑줄을 긋는다 구름을 밀며 나는 새의 날갯짓에 밑줄을 긋는다 바람 없는 날 비단실처럼 흐르는 강물에 밑줄을 긋는다 자라처럼 목을 어깨 속에 감추고 언덕길에 질질 숨 흘리는 노인의 신발 뒤축에 밑줄을 긋는다 공중의 백지에 일필휘지하는 붓꽃 향기에 밑줄을 긋는다 늦은 밤 방범창을 타고 넘어오는 이웃집 여인의 가느다란 흐느낌에 밑줄을 긋는다 하늘 정원에 핀 별꽃 문장에 밑줄을 긋는다 이재무 충남 부여군 출생하여 1983년 삶의 문학 ' 귀를 후빈다'로 등단 시집으로 수상내역으로는 난고 문학상 ,편운 문학상, 소월문학상이 있다. 구름 구름으로 잠옷이나 한벌해입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나무 밑 이마까지 그늘을 끌어다 덮고 잠이나 잘까 영일 없었던 날들 마음속 심지 삭둑 자르고 생활의 손아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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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8.
일기 - 무엇이 더 중요하단말인가
일기 오전에 깡마른 국화꽃 웃자란 눈썹을 가위로 잘랐다 오후에는 지난여름 마루 끝에 다녀간 사슴벌레에게 엽서를 써서 보내고 고장 난 감나무를 고쳐주러 온 의원 醫員에게 감나무 그늘의 수리도 부탁하였다 추녀 끝으로 줄지어 스며드는 기러기 일흔세 마리까지 세다가 그만두었다 저녁이 부엌으로 사무치게 왔으나 불빛 죽이고 두어 가지 찬에다 밥을 먹었다 그렇다 해도 이것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상, 또한 지키며 살기도 힘겨운 일상을 안도현 님의 일기라는 시에서는 '마른 국화꽃 웃자란 눈썹을' 다듬는 일로 시작한다. 오후엔 사슴벌레에게 엽서를 쓰는 것으로 세심하게 정리도 하고 저물녘에는 추녀밑 기러기를 하염없이 세기도 하고 저녁엔 두어가지 찬으로 밥을 먹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이것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