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카테고리 없음
2023. 3. 8.
설야 -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설야 雪夜 - 김광균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 (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김광균 . 시인·실업가. 경기도 개성 출생. 송도상업학교(松都商業學校)를 졸업하고 고무공장 사원으로 군산(群山)과 용산(龍山) 등지에 근무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 불과 열세 살의 어린 나이에 발표한 ..
카테고리 없음
2021. 1. 18.
납치의 시 - 만약 내가 시인이라면
납치의 시 시인에게납치된 적이 있는가.만약 내가 시인이라면당신을 납치할 거야.나의 시구와 운율 속에당신을 집어넣고롱아일랜드의 손스 해변이나혹은 어쩌면 코니아일랜드로혹은 어쩌면 곧바로 우리 집으로 데려갈 거야.라일락 꽃으로 당신을 노래하고당신에게 흠뻑 비를 맞히고내 시야를 완성시키기 위해당신을 해변과 뒤섞을 거야.당신을 위해 현악기를 연주하고내 사랑 노래를 바치고당신을 얻기 위해선 어떤 것도 할 거야붉은색 검은색 초록색으로 당신을 두르고엄마에게 보여 줄 거야그래 , 만약 내가 시인이라면당신을 납치할 거야. 눈 내리는 창가에서 우린 오늘 잠시 시인이 되었다. 오리 눈사람을 만들어시로 납치 되어 보기도 하고, 시는 우리를 창가에 서게 하고길가에 핀 꽃으로도우리의 감정을 쏟아낼 수 있게 하고..
카테고리 없음
2020. 12. 14.
눈 - 새하얀 그대의 속살
눈 빛깔과 내음과 소리로만 떠돌던 그대의 추억 밤 사이 땅위에 내려와 머물렀습니다 새하얀 그대의 속살. 첫눈이 왔네요. 유난히도 힘겨운 2020년 겨울의 기억들을 살포시 하얀 눈으로 내려놓고 떠난 첫눈 처럼 올 한해를 잘 내려놓을 준비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