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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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3.
장미와 가시 - 나는 미소 지었지
장미와 가시 김승희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꽃이 피어난다 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까 해도 장미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오 눈먼 손으로 삶을 어루만지며 나는 가시투성이를 지나 장미꽃을 기다렸네. 그의 몸에는 많은 가시가 돋아 있었지만 , 그러나, 나는 한 송이의 장미꽃도 보지 못하였네. 그러니, 그대 이제 말해주오. 삶은 가시장미인가 장미가시인가 아니면 장미의 가시인가, 또는 장미와 가시인가를. 김승희 시인은 1952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