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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장미 - 내내 행복하십시요


6월의 장미

< 이해인 1945~ >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 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 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6월의 장미여>

좋은 시로 친숙한 이해인 시인의 <6월의 장미>를 소개합니다
<6월의 장미>는 2006년 출간된 <풀꽃 단상> 이해인 수녀의 시문집에 수록된 시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서 하느님을 찾아내는 저자의 책으로, 일상과 시와 기도가 따로따로 있지 못하여, 일상적으로 하는 기도도 시가 되는 저자의 단상을 만끽할 수 있다. 책을 내는 것이 부끄럽다는 저자의 고백도 담아냈다.

이 책은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꽃 골무, 죽을 때를 안 고양이 시월이, 비가 내리는 여름, 수도원에서 만난 사람들, 감동받으며 읽은 책 등과 교감을 느낄 수 있는 산문을 시작으로, 첫눈, 여름, 어머니, 뜨개질, 강원도 등을 다룬 일상시를 담고 있다.



<6월의 장미>에서는 6월이면 우리 주변에서 피어나는 장미가 나에게 말을 오는 듯한 느낌의 시입니다
필자도 걸어 다니는 길에 각기 조금씩 다른 빛깔과 모양의 장미들은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해줍니다.
하얀 장미
분홍색 사계 장미
흰장미까지도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하는 삶의 길에서 만나는 우리들처럼요
사랑의 이름으로 관심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들의 상처가
꽃잎을 피워낼 수 없게 하고
싱싱한 잎사귀를 돋지 못하게 함을 말해주네요
6월의 장미 넝쿨처럼 하나 되어서 이 아름다움

계절에 가시의 장미가 피워낸

기쁨의 장미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기쁨의 장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