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청포도 - 알알이 들어와

청포도



- 이육사 -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알알이 들어와

 

청포도 계절이 지나는 줄도 모르고 ,
하늘만 보고지내다 보니,
10월이라니요,
하염없이 좋다,좋다 하늘이 참 좋다 하다 보니
가을입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좋은 하늘이 있고
청포도가 있어서요.

알알이 포도알처럼 우리의 과거도
튼실한 추억으로
우리 가슴을 채워가는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빛나는 가을입니다.

빛나는 가을입니다